동창 모임 열 명, 다낭 풀빌라. 예약보다 어려운 게 방 배정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압니다. 부부가 셋, 싱글이 넷. 게다가 코 고는 놈 둘에 무릎 안 좋은 친구 하나. 이 조합의 방배정 전쟁을 무혈로 끝낸 후기입니다. 단체 총무들, 이 글은 저장해 두세요.



비결은 예약 단계에 있었습니다. 문의하면서 인원만 말하지 않고 "부부 3, 싱글 4"라고 구성을 보냈더니, 같은 6베드라도 침대 구성이 다르다면서 킹 3개+트윈 3개짜리 빌라로 잡아줬습니다. 이게 핵심입니다. 6베드라고 다 같은 6베드가 아닙니다. 킹만 여섯 개인 집에 싱글 넷이 가면 남남끼리 한 침대를 쓰거나 소파에서 자야 합니다. 부부는 킹룸, 싱글은 트윈 나눠 쓰고, 남는 방 하나는 짐방. 도착해서 방 갖고 다툰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. 짐방의 위력도 적어둡니다. 캐리어 열 개가 방 하나에 들어가니 거실이 나흘 내내 거실로 기능했습니다.
욕실도 변수였는데, 침실마다 욕실이 딸린(엔스위트) 구조라 아침 샤워 정체도 없었어요. 열 명이 한 지붕에서 나흘을 살았는데 화장실 앞 줄서기를 한 번도 안 했다는 건 기적에 가깝습니다. 단체 팀은 문의할 때 욕실 개수도 꼭 물어보세요. 방 수보다 욕실 수가 아침 평화를 결정합니다.
세부 배정의 기술도 공유합니다. 1층 방 하나는 무릎 안 좋은 친구한테 배정했습니다. 계단 없는 방의 소중함, 마흔 넘으면 압니다. 코골이 둘은 같은 방에 넣었습니다. 서로는 서로의 코골이에 안 깬다는 과학적(?) 원리를 적용했고, 실제로 아무 민원이 없었습니다. 늦게까지 마시는 팀과 일찍 자는 팀의 방을 층으로 분리한 것도 유효했습니다. 밤 소음 동선과 취침 동선을 겹치지 않게 하는 것, 이게 단체 숙박 설계의 전부입니다.
정산 얘기도 잠깐. 방 급이 달라도 숙박비는 균등하게 걷었습니다. 대신 킹룸 부부팀이 술을 쐈습니다. 이런 건 미리 단톡에 공지하면 뒷말이 없습니다. 총무의 일은 돈 계산이 아니라 뒷말 방지입니다.
공용 공간 룰도 슬쩍 공유합니다. 냉장고 맥주는 공금으로 채우기, 마지막 사람이 수영장 조명 끄기, 아침에 먼저 일어난 사람이 커피 내리기. 거창한 규칙 없이 이 세 개만 첫날 밤에 정했는데 나흘이 매끄러웠습니다. 열 명의 숙소 생활은 방 배정이 절반, 사소한 룰이 나머지 절반입니다.
아, 방 배정표는 출발 전에 단톡에 미리 올렸습니다. 도착해서 정하면 무조건 잡음이 나는데, 미리 공지하면 불만도 미리 나와서 한국에서 다 정리됩니다. 현장에서 터질 폭탄은 한국에서 미리 터뜨리는 것, 이것도 총무의 기술입니다.
단체 총무들에게 조언합니다. 인원 숫자 말고 '누가 가는지'를 보내세요. 부부 몇, 싱글 몇, 어르신 유무, 코골이 유무까지. 그 한 줄이 여행의 평화를 삽니다. 저는 이번에 그 한 줄로 나흘의 평화를 샀고, 다음 모임 총무도 제가 하기로 됐습니다. 유능함의 저주이긴 한데, 이 정도면 기쁜 저주입니다.
덧붙이면, 이 모든 요청을 카톡 문의 한 번에 다 보냈고 한 번에 다 반영됐습니다. 창구가 하나면 총무 일이 절반이 됩니다.
열 명 나흘, 방 다툼 0건, 샤워 대기 0분. 이 숫자가 이번 예약의 성적표입니다. 다낭 풀빌라 단체 예약, 준비는 문의 한 줄에서 갈립니다.